생리불순은 단순히 주기가 불규칙한 현상이 아니라, 몸의 생체리듬이 생활습관에 의해 교란된 결과다. 아무리 약을 복용해도 생활 속의 잘못된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면 생리주기는 쉽게 안정되지 않는다. 특히 카페인, 수면 부족, 만성 스트레스, 극단적인 다이어트, 야근과 같은 습관은 호르몬 밸런스를 무너뜨리고 난소 기능을 저하시킨다. 이번 글에서는 생리불순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다섯 가지 습관과 그 대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1. 생리불순을 악화시키는 습관: 과도한 카페인 섭취
카페인은 각성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을 상승시켜 배란 주기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하루 커피 3잔 이상, 에너지음료나 고카페인 제품을 자주 섭취하는 여성은 생리불순, 생리통, 불면을 경험할 확률이 높다. 카페인은 간에서 에스트로겐 대사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과다 섭취 시 호르몬 균형이 무너진다. 특히 오후 2시 이후 카페인을 섭취하면 야간 수면 질이 떨어지고,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해 배란 리듬이 교란된다. 하루 한 잔의 블랙커피나 디카페인으로 대체하고, 수분 섭취량을 늘려 카페인의 이뇨작용을 완화하는 것이 좋다.
대체 음료로는 루이보스차, 보리차, 캐모마일차가 적합하다. 이들은 카페인이 없고,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자궁 내 염증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카페인을 갑자기 끊기 어렵다면 점차 줄이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두통이나 피로감이 덜하다. 중요한 것은 ‘각성 유지’가 아니라 ‘리듬 유지’라는 점이다.
2. 불규칙한 수면과 스트레스
수면 부족은 생리불순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다. 6시간 이하의 수면이 지속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하고, 이는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 축의 신호 전달에 영향을 미친다. 배란을 조절하는 GnRH가 불안정해져 생리 주기가 늘어나거나 생리량이 줄어든다. 늦은 취침과 잦은 야간 스마트폰 사용은 특히 해롭다. 전자기기의 블루라이트가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또한 만성 스트레스는 코르티솔을 지속적으로 높여 프로게스테론 분비를 억제하고, 배란 지연 또는 무배란을 유발한다. 스트레스 상황이 반복되면 뇌는 ‘생식 기능을 잠시 멈춰야 한다’고 판단해 배란을 중단시키기도 한다. 이를 예방하려면 취침 2시간 전 전자기기 사용을 줄이고, 주말마다 일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해야 한다. 하루 10분 명상이나 호흡 운동으로 자율신경을 안정시키면 생리 주기가 회복되는 사례가 많다.
3. 극단적 다이어트와 잦은 야근
무리한 다이어트는 생리불순을 가장 빠르게 유발하는 요인이다. 체지방이 지나치게 감소하면 에스트로겐 합성이 떨어지고, 뇌는 배란을 ‘비생존적 행동’으로 인식해 중단시킨다. 하루 섭취 칼로리를 급격히 줄이거나 식사를 건너뛰면 GnRH 분비가 억제되어 생리가 끊길 수 있다.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이 모두 필요한 이유는 호르몬 합성에 각각 관여하기 때문이다. 저지방·저탄수화물 식단을 장기간 유지하면 황체호르몬이 감소해 생리량이 줄어들고, 생리 주기도 길어진다.
야근 또한 생리불순을 악화시킨다. 불규칙한 근무 시간과 야간 활동은 멜라토닌과 코르티솔 리듬을 뒤바꾸며, 생체 시계를 교란한다. 특히 야근 후 바로 취침하지 못하고 야식이나 카페인을 섭취하면 간 기능이 저하되어 에스트로겐 대사가 원활하지 않다. 가능하면 야근 후에는 최소 1시간의 회복 시간을 확보하고, 야근이 잦은 직장인은 주말 낮 동안 햇빛을 충분히 쬐어 멜라토닌 리듬을 보정하는 것이 좋다. 근무 환경상 불규칙한 생활이 불가피하다면, 일정한 식사·수면 루틴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호르몬 균형은 크게 개선된다.
결론
생리불순을 악화시키는 습관들은 대부분 ‘몸의 리듬을 깨는 행동’이다. 카페인, 수면 부족, 스트레스, 다이어트, 야근이 반복되면 시상하부의 신호가 혼란스러워지고, 호르몬 분비가 불안정해진다. 개선의 시작은 거창한 치료가 아니라, 작은 루틴의 회복이다. 하루 한 잔의 커피를 줄이고, 일정한 수면 시간을 지키며, 식사를 거르지 않는 일상의 변화가 생리주기를 정상화하는 첫걸음이다. 몸은 생각보다 빠르게 균형을 되찾는다.